지난 4월, 발달장애인 당사자분들과 함께했던 연극 수업. 그때 저희는 몸짓을 만들고, 서로의 눈을 보며 웃었습니다. 그 시간이 참 좋았기에, 강사님의 연극 관람 초대에 모두 반가워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편안한 연극'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습니다. 청소년·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해 기획된 무대라고 했습니다. 러닝타임 60분, 부담 없는 길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곳에서는 소리를 내도 괜찮다"는 안내였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얼마든지 다녀오고, 잠깐 쉬고 싶으면 나가서 쉬었다 오라”고 했습니다. 웃고 싶으면 웃고, 손뼉을 치고 싶으면 치고, 자리에서 몸을 흔들고 싶으면 그래도 괜찮은 곳. 그 말 한마디가 저희 모두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공연은 조용히, 참으면서 보는 것"이라고 배워온 저에게 이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관람 예절'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참게 만들어온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다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커튼콜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그 무대 위에서 저희는 브이를 그리고, 손을 흔들고, 활짝 웃었습니다. 카메라 렌즈 너머로 보이는 얼굴들이 모두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저희는 분명 같은 것을 봤고 같은 순간에 웃었습니다.

 

문화예술을 '누리는 것'과 '견디는 것'은 다릅니다. 오늘 저희가 경험한 건 분명 전자였습니다.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무대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그 작은 가능성 하나가 오늘 하루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하루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무대가, 이런 하루가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차별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소리 내고, 몸을 흔들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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